미국의 선택은 트럼프였다. 미국, 영국 등의 이민자 갈등은 머지않은 대한민국의 현실 될수도
박빙이라던 여론조사가 무색하게 미국 47대 대통령은 트럼프로 확실시 됐다. 세계 질서는 다시 혼돈의 중심에 서게 됐다. 트럼프의 대외정책을 보자면 누구보다 대한민국은 경제, 안보 문제에 있어 결코 좋은 영향이 있을 수 없게 됐다. 이 난관을 현명하게 대처해야 할 강한 지도자가 어느때 보다 요구되지만 지금 대한민국도 대혼란 상태다.
트럼프는 대선기간 내내 反이민 정책을 내세웠고 45대 대통령을 역임하는 동안에도 노골적으로 인종차별과 이민자를 차별하는 정책을 쏟아냈다. "미국을 다시 위대라게"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던 트럼프는 백인 노동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국은 누구나 알고 있듯이 이민자의 나라다. 이민자들의 노동력으로 미국 산업은 성장했고 나라의 기틀이 단단해졌다. 그런데 이제와서 왜 이민자를 차별하고 미국인의 미국을 강조하고 있는 것일까?
▲ 새로운 이민자들과의 일자리 경쟁, 미국만의 문제일까?
미국에서 이민자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조상도 이민자일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2008년 경제 혼란을 겪고 난 뒤 급격하게 일자리가 줄었다. 우리나라의 IMF 보다 심각한 수준이었다고 하니 상상이 된다. 경제가 어렵고 사회가 혼란스러워지면서 국민들 사이에서 급격한 우경화 현상이 나타났다. 일자리를 일은 노동자들은 새롭게 유입되는 이민자들이 자기들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며 책임을 돌렸다. 공화당과 트럼프 같은 보수 정치인들은 그들을 자극해 자기 세력화하는데 성공했다.
미국, 영국 등 이민자에 관대했던 국가들이 최근 이민자들과의 일자리 경쟁을 하게 되면서 이념화 되고 사회가 분열되고 있다. 이민자 반대파와 찬성파 집회가 충돌하면서 이들 국가에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 어떨까.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손꼽는 인구소멸 위험 국가다. IMF를 극복했다고 하지만 그 후로 좀처럼 경제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정치는 민생 보다 국민 분열로 자기 세력화 전략에만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우리나라 외국인 노동자는 2022년 기준 84만 명이라고 한다. 그러나 불법체류 노동자까지 하면 대략 200만 명까지 바라보고 있다. 이런 현상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외국인 노동자의 처우를 개선하고 더 많은 국내 유입을 위해 여러 혜택을 주자고 한다. 이제는 우리나라 어디에서든 외국인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산업, 농업 현장에서는 한국인 보다 외국인이 더 많은 경우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이미 외국인 노동자들과 일자를 경쟁하고 있다.
▲ 한국계 미국인과 베트남계 한국인?
우리는 흔히 미국에서 한국계 미국인이 국회의원이 되거나 사회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면 뉴스에서 한국인의 성공인냥 중점 보도한다. 우리나라는 선거 때도 재외국민에게 투표권을 주고 있다. 외국에 살지만 한국인으로서 애국심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은 어떨까?
베트남 동생이 있다.
한국에 들어온지 19년이 됐고 불법체류 노동자다. 한국에서 결혼해 아이도 둘을 낳았다. 그 동생은 불법체류이지만 한국에서 거의 한국인처럼 살고 있다. 자동차를 구매하는 등의 제약은 있지만 경제활동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 여행도 자유롭게 한다. 왜 그게 가능할까? 아무도 그를 불법체류자라며 신고하지 않는다. 지역에서는 그마저도 필요한 노동력이기 때문이다. 급여도 월 300 ~ 400정도로 한국인 노동자와 큰 차이가 없거나 더 받을 때도 있다.
한번은 물어봤다. 불법체류 걸리면 어쩌나 걱정되지 않느냐 하니 자기는 아무렇지 않단다.
베트남에는 이미 큰 처택을 구입했고 가족들이 그 집에 모여 행복하게 살고 있단다. 만약 한국에서 추방되면 베트남 가서 한국에서 배운 기술로 사업하기 위해 준비도 해뒀기 때문에 추방당하는 게 꼭 나쁘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인생의 절반 가까이 한국에서 살고 있지만 여전히 그는 베트남 사람인 것이다.
외국에 거주하는 한국인도 대한민국에 대한 애국심을 버리지 못하는 것처럼 한국에 사는 외국인도 본국에 대한 정서를 포기 못할 것이다. 세계가 점점 우경화 되는 분위기 속에서 과연 우리는 이민자들을 우리와 똑같은 한국인으로 편견없이 대할 준비가 되어 있을까? 이번 미국 대선에서 해리스 vs 트럼프 대결은 우리의 미래를 살짝 옅볼 수 있는 사례가 아닐까 싶다.
▲ 이민자 갈등, 한국에도 곧 닥칠 문제
정부가 이민자 규제를 완화 한다고 할 때 마다 일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벌써 이민자 반대 여론이 생겨나고 있다.
한국은 오래전 부터 기업의 쉬운 해고에 대한 문제가 정치 이슈가 되고 있다. 정규직 보호 법안이 견고해지면서 기업들은 비정규직을 선호하게 됐다.
과거 산업화가 한창 일 때 노동현장에서 죽어가는 노동자도 많았다. 그때마다 희생자를 산업역군, 산업영웅이라며 띄워주고 몇 푼으로 합의하면 대중들에게 쉽게 잊혀졌었다. IMF이후 일자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을 때도 기업들은 노동자를 소모품처럼 갈아 치웠다. "너 없어도 일 할 사람 많다"는 게 우리사회 저변에 깔려 있었다.
이제는 인구도 줄어들고 있지만 무엇보다 지금은 노동 현장에서의 인권과 안전 그리고 내 삶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시대가 됐다. 반대로 기업들은 과거처럼 쉽게 사람을 부릴 수 있는 시대를 고집한다. 그렇다 보니 노동력이 있으나 취업을 포기하는 사람이 늘고 기업들은 인력난을 겪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그런자리에 외국인 노동자들이 대신하고 있는 것이다. 양질의 일자리로 개선하기 보다 과거의 값싸고 쉬운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외국인 노동자를 영입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외국인 노동자가 우리나라 산업, 건설, 농업 현장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 반대하거나 거부 할 수 없는 입장이다. 그래서 정부도 제도적으로 외국인 노동자를 영입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현재의 미국, 영국 등 이민자 갈등을 겪고 있는 나라의 사례를 무시할 수 없다. 그들을 반면교사 삼아 철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하며 또 한국인 노동자를 위한 노동환경 개선에도 정책이 힘을 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