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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예산 삭감, 후진국으로 빠르게 추락하는 대한민국에서 의대가 무슨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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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는 굶어 죽어도 씨나락을 베고 죽는다."

우리 옛말에 이런 속담이 있다. 여기서 씨나락은 다음 해에 농사 지을 볍씨를 말한다. 씨나락이 얼마나 중요했으면 당장 굶어 죽는 한이 있더라도 내년 농사지을 볍씨를 차마 먹을 수 없는 것이다. 그게 농부의 마음이다.
 
대한민국은 명실상부 자원 부족 국가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북쪽으론 38선이 막히고 삼면은 바다로 둘러쌓여 오갈 곳 없는 섬나라가 됐다. 국제구호가 아니면 먹고 살 일이 막막했다. 그렇다고 자원이 풍부해서 원자재 수출도 쉬운 상황이 아니었다. 일본이 개발하던 탄광을 이어 받는 수준이었다. 그래도 우리 국민의 살고자 하는 의지는 대단했다. 돈이 된다면 쥐 가죽을 수출하기도 했고 외국에서는 독한 화학약품 처리 때문이 기피했던 동물 가죽 재가공을 하고 가발을 만들어 수출하기도 했다. 외화를 벌기 위해 베트남에 참전하고 독일로 광부와 간호사를 파견하기도 했다. 그렇게 나라는 조금씩 숨통이 트였다.
 
'80년대 비로소 산업화 안정권에 들면서 우리나라도 당장 먹거리를 넘어 미래 먹거리를 고민하게 됐다. 미국이나 중국처럼 땅이 넓어 대단위 농업을 할 수도 없고 지하자원이 풍부한 것도 아니었다. 믿을 건 한국인의 "똑똑한 머리" 뿐이었다. 어느 나라보다 학구열이 높았고 공부만이 성공의 지름길이었다. 그래서 정부도 기초학문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시작은 미비했지만 지금까지 꾸준히 기초학문에 투자 비중을 늘려왔다.
 

 
우리나라는 당장 배가 고파도 미래를 위해 R&D(연구개발 - Research and Development) 예산을 꾸준히 늘려왔다. 미래에 투자한 것이다. 60년 만에 윤석열 정부가 R&D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R&D예산은 기초과학을 연구하는 투자비용으로 우리 미래 먹거리가 걸려있는 매우 중요한 예산이다. 당장 아무리 힘들어도 베고 죽을지언정 절대 없애면 안되는 것이다.
 
서울대 법대 출신의 생각에는 과학이 그렇게 중요한 학문이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전세계 후진국과 선진국을 구분하는 기준은 복지와 과학의 발전 수준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한국일보

윤석열 정부가 R&D 예산을 삭감하기 전 부터 의대 열풍은 식을 줄 몰랐다. 할 수만 있다면 다니던 학교도 그만두고 의대 진학을 다시 한다. 의대가 여전히 열풍지만 전공의 부족 현상은 더 가속화 되고 있다. 힘들고 돈 안 되는 과, 과, 부인과, 아과, 응급의학 등 보다 돈 되는 부과, 과, 형외과로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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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삭감으로 벌써 교육부도 이공계 학과 예산을 대폭 줄이기로 결정했다. 홀대를 넘어 이공계 몰살 정책이 시작 된 것이다. 윤석열 정부에서 이런 추세로 기초과학을 배척한다면 머잖아 우리나라 과학 분야는 다시 20세기로 후퇴 할 수 있다. 중국에 반도체를 넘기고 동남아에 생명과학이 뒤쳐 질 수도 있다. 미래엔 20세기 처럼 많은 것들을 외국에 의존하게 될 수 있다.
 
일본이 1970년대 부터 정밀기술로 미국은 물론 전세계를 호령할 수 있었던 건 정부 차원에서 기초과학에 전폭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았고 기업들은 그 기술로 제품화 할 수 있도록 지원했기 때문이다. 당장 세계 산업현장에서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 중 하나인 소부재하면 일본, 독일 제품을 선호하게 된 것도 그 나라들은 기업이 더 나은 품질을 만들어 낼 수 있게 기초과학, 연구를 꾸준히 지원했기 때문이다.
 

2022년 일본 R&D 예산

일본 재무성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일본 R&D 예산은 전년보다 7.9%가 증가한 44조 2천억이 넘는다. 일본은 꾸준히 늘려가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나마 올해 31조였던 예산에서 14% 대폭 삭감해 21.5조를 편성했다. 재앙 수준이다.
 
지난번 누리호를 발사하면서 대한민국은 우주과학 시대 꿈꾸게 됐다. 윤석열이 그런 국민의 희망을 매몰차게 목을 쳤다. R&D 예산은 특정 과학분야가 아닌 자연과학 전부와 인문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기업이 다른 기업을 인수합병 할 때 흔하게 쓰는 기술이 인수 대상 기업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공작을 하는 것이다. 대상 기업의 가치가 떨어지면 대기업이 헐값에 인수하는 게 고전적인 방법이다. 한국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헐값으로 일본에 합병 시키려는 공작이 아니고서야 이런 국가적 자살행위를 하는 대통령이 상식적이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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