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 국민의힘은 갑자기 김포시를 서울에 편입하겠다고 한다. 김포의 서울시 편입이 김포시민을 위한 것이라는 게 국민의힘 김기현의 설명이지만 그 숨은 의미를 두고 여러 추측들이 난무하고 있다. 김포시의 서울 편입 진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국민의힘 김태우 전 구청장이 공무상 비밀누설죄로 직위해제 되면서 선거가 다시 치뤄지게 됐다. 즉, 보권선거의 원인이 김태우 전 구청장에게 있지만 윤석열은 그를 8.15 특별사면서 다시 강서구청장 후보로 내보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김태우 보다는 무소속이 낫지 않겠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무시됐다. 국민의힘을 실질적으로 욺직이는 게 대통령실 아니냐는 의혹이 끊이지 않는 이유도 당의 결정권 보다 대통령실 의중이 더 무겁게 반영되는 모습을 자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결과는 17.5%로 민주당이 압승했다. 국민의힘으로서는 계산이 복잡해 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였을까?
김기현은 김포시 서울 편입을 발표하면서 윤석열은 지방분권을 발표했다. 완전히 상반되는 주장을 서로 한 것이다. 그동안 대통령실 의중이 국민의힘을 일사천리로 움직여 왔던 모습을 봤을 때 의아한 상황이다. 만약 강서구청장 후보 공천을 대통령실에서 관여한게 맞다면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이번 총선 공천에서 대통령실의 입김을 피하기 어렵겠다는 판단을 하고 있을 것이다. 거기다 인요한 혁신위가 지역구 중진을 서울 험지에 출마하라며 압박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혁신위에 반감을 대놀고 드러내고 있진 않지만 장제원 같은 지역 중진을 필두로 지역의 자기 세를 과시하는 행사를 열면서 서울 출마 거부 의사를 표현하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총선 공천을 강서구청장 공천처럼 하면 안된다는 위기의식이 깔려 있을 것이다. 그래서 대통령실이 아닌 자기들 방식으로 총선을 치뤄야 살아 남을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역대 총선결과를 보면 서울을 둘러싸고 있는 경기도 수도권이 대체로 민주당에 우호적인 지역구다. 서울에서도 강남과 강북 일부에서만 보수 강세이고 그 외 지역은 민주당 우세이거나 박빙인 지역이다. 서울을 국회의원들에게 험지라고 하는 이유도 어느 한 지역이 지방처럼 당선이 보장 된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하는 지역구가 소수이기 때문이다. 20대 총선, 21대 총선만 보면 민주당에 유리한 지역구가 늘어나고 있는 추이기는 하다. 국민의힘에서는 서울과 수도권에서 표를 확보하지 못하면 경북, 대구, 영남에 기대야 하며 국회내에서의 입지가 줄어 들 수 밖에 없다.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지난 총선 결과를 보면 민주당 지역구가 서울을 감싸고 있는 형태다. 서울에서도 입지가 줄어들고 있는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이를 타개할 묘수가 필요하다. 그게 국민의힘이 잘 하는 국민 분열이이다. 선거 때만 되면 어느 지역에 공항을 짓겠다, 대규모 쇼핑타운을 짓겠다 이런 공약들이 남발한다. 그러면 주민들은 서로 우리 지역으로 유치해야 한다며 경쟁하고 민심이 나뉘며 끝내 분열된다. 그러다 여론의 세가 강한쪽에 붙어 표를 얻어가는 방식이다.
꾸준한 인구 감소는 서울도 피할 수 없어 1,000만 시대가 이미 무너진지 오래다. 그런 서울의 메가시티를 표방하면서 왜 인구 109만인 고양시가 아니라 49만의 김포일까? 고양시가 김포 보다 서울과 더 많은 면적을 인접하고 있다. 메가시티는 구호이고 그 속뜻은 따로 있을 것이라 보인다.
국민의힘 속뜻을 예상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서울 난지도 쓰레기 매립지가 포화상태가 되면서 20여 년 전 지금은 인천 관할이 된 군포 검단의 간척지를 대체 매립지로 지정해 서울, 인천, 경기도 광역 매립지가 됐다. 그때도 지자체들끼리 몇 년을 두고 매립지 결정에 난항을 겪고 주민과 마찰을 빚어야 했다. 당시엔 김포군이었을 만큼 지금보다 인구도 적고 시민들도 힘이 없었다. 지금은 인천 관할이 된 수도권 매립지는 본래 2016년에 종료되기로 했지만 쓰레기가 감소하면서 매립지 공간이 남아 김포와 인천은 경기, 서울의 요구에 따라 2025년까지 연장하는 것으로 합의한 적이 있다. 문제는 그 후다. 서울시는 빠른 시일내에 대체 매립지를 찾아야 한다. 서울시는 대부분은 그린벨트이거나 도시개발 지역이라 마땅한 지역을 찾기가 어렵다.
서울에 바다도 생기지만 쓰레기 매립지도 생기게 된다. 과거의 쓰레기 매립지 선정 과정을 보면 김포, 인천, 경기도, 서울시가 이 문제를 두고 힘들게 싸운 시간들이 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김포시를 서울로 편입해준다는 달콤한 사탕을 단져주고 오세훈은 서울시의 어려운 난제를 힘들이지 않고 해결 할 수 있는 업적을 쌓을 수 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 정치적으로는 손해 볼 게 없다. 경기 서부권은 민주당에 유리한 지역구가 많기 때문에 국민의힘은 우리가 김포시민을 서울 사람이 될 수 있게 힘쓰고 있는데 민주당이 방해한다는 프레임을 만들어 민심을 분열 시키는데 열중 할 것이다. 김포(을) 보다는 서울시와 인접한 김포(갑) 주민들의 혼란이 더 커질 것이다. 김포(갑)은 민주당 강세 지역구다. 김포의 서울편입을 이런 정치 프레임으로 만들고 나면 당연히 김포 시민들의 쓰레기 매립장 논란은 뒤로 묻힐 것이다.
이런 계산이 있었다면 국민의힘은 하남까지 서울 편입을 요구하게 될 줄은 몰랐던 거 같다. 하남은 경기동부로 국민의힘 우세 지역이다. 하남을 시작으로 서울 주변 지역까지 서울 편입을 요구하고 나선다면 전국 광역시를 중심으로 비슷한 혼란이 연쇄적으로 발생 할 수 있다. 만약 국민의힘이 김포를 주요 전략으로 총선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면 이번 총선도 대혼란 속에서 치뤄질 가능성이 크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이후 민주당에 유리한 이 분위기가 서울과 경기도까지 확장되는 걸 막기 위해 그 지리적 중심 지역인 김포 민심을 흔들어 보자는 정치적 의도와 서울의 큰 숙제인 쓰레기 매립장 확보까지 동시에 해결 해 보자는 계산이 숨어 있다고 보여진다.
김기현은 김포 서울시 편입 카드로 민주당에 대체로 유리한 서울, 경기 지역구의 민심을 흔들어 분열시키고 뒤로는 서울시의 큰 숙제인 서울시 대체 쓰레기 매립지 확보를 해결하고 혁신위와 불편한 관계에 있는 국민의힘 중진의원들에게 존재감을 보이며 윤석열로 부터 독립하고자 하는 의도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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