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12년 동안 학폭 피해를 당했다며 유튜브에 내용을 공개한 표예림씨가 MBC 실화탐사대에서 인터뷰 하면서 가해자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다시 폭발했다. 정순심 아들 학폭 과정에서 아버지의 영향력으로 온갖 법기술을 동원해 아무 문제 없이 서울대에 입학하고 국회 공청회 증인 출석도 거부하고 있어 학폭 가해자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가시지 않은 상태다.
어떻게 12년 동안 같은 사람에게 학폭이 가능할까 싶은 사람도 있겠지만 지방엔 초등학교 부터 중·고등학교가 한 곳에 집중해 있는 지역이 많다. 인근에 학교가 없기 때문에 거주지를 옮기기 전까지는 전학도 쉽게 할 수 없다. 또 피해자가 폭력을 피해 전학을 가야하는 상황도 말이 안 되는 것이다.
표예림씨가 유튜브에서 본인 실명으로 이런 학폭 피해를 알렸을 때는 그로 인해 보인도 상당히 곤란한 일을 당할 수 있는 걸 각오했을 것이다. 특히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명예훼손은 사실 적시여도 처벌 수위가 높다. 제도적으로 본인이 억울한 일을 당해도 현실적으로 세상에 알릴 수 있는 방법이 그렇게 많지 않다. 우리나라는 피해자가 숨어서 조용히 지내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인식과 관습이 만연하다. 왜 지난 일을 들쑤셔서 분란을 만드냐는 게 지금까지 우리 사회 민낯이다. 그런면에서 표예림씨가 제도적, 사회 관습적으로도 큰 고초가 따를 것을 각오하면서까지 이렇게 공개적으로 피해 사실을 공표하는 데는 지난 세월 얼마나 고통 속에서 살아왔을지 미뤄 짐작이 된다.
가해자는 군무원이나 미용사 등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또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피해자는 고통속에 괴로워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다른 학폭 관련 사건들이 대부분이 이랬다. 연예인 중에도 유명해지기만 하면 과거 학폭 범죄도 덮어지고 검찰, 정치인 아들은 그들의 영향력을 동원해 오히려 피해자 보다 당당하게 사회에서 활보하고 다닌다.
이번 학폭 가해자들도 여느 학폭 범죄자들처럼 뻔뻔하기 그지 없다. 가해자 중 한 명은 표예림씨와의 통화에서 과거에는 어렸고 왜 때렸는지 기억도 안 난다며 뻔뻔함을 드러냈다. 그리고 관련 내용을 삭제하라며 내용증명을 보냈다고 한다. 하지만 표예림씨에 의하면 내용증명에 언급 된 가해자들의 실명과 얼굴을 공했던 영상은 표예림씨의 학폭을 목격했던 다른 동창생이 올린 것이라고 한다. 표예림씨가 삭제하거나 조치를 취할 수 없는 영상이라고 한다. 그것을 뒷받침이라도 해주는 듯 오늘 다른 동창생이 익명으로 제 5의 다른 가해자를 또 폭로했다.
5번째 가해자는 현재 부산에서 주부로 살고 있다고 한다. 표예림씨 머리에 식판을 씌우고 발로 차고 주먹으로 수십회 구타도 했다고 한다. 또 수학여행에서 표예림씨를 화장실에서 자게 한 장본인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 보더라도 다른 학폭 수준을 넘는 악질 범죄다. 벌써 두 명의 동창생이 표예림씨의 학폭 피해사실을 간접적으로나마 증언해 주고 있다. 12년이란 긴 시간을 지켜 봤으니 아마도 목격자는 계속 나타나리라 예상된다. 또 목격자들이 용기내서 표예림씨의 피해사실을 세상에 알려주고 다시는 이런 악질적인 학교 폭력 범죄를 우리 사회에서 뿌리 뽑는데 도움을 주었으면 한다.
송혜교가 주인공으로 출연했던 드라마 "더글로리"는 복수라는 주제로 다뤄졌지만 현실적으로 학폭 피해자가 가해자를 직접 복수하기는 어렵다. 법이 피해자 보호에 더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면에서 표예림씨의 국민청원에 많은 공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녀의 청원 내용에는 학교폭력 공소시효(10년)을 폐지해 달라는 것입니다. 학교 폭력은 이렇게 졸업한 후에 고발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재학 중에 학교, 경찰, 사회단체 어디에 피해사실을 고발한들 제도권에서 피해자가 보호 받을 수 있거나 가해자가 처벌 받지 않는다는 게 현실이다. 오히려 약자를 보호해야 할 제도권으로 부터 2차 가해를 당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피해를 당했지만 너무 빨리 끝나는 공소시효로 인해 조치할 수 있는 방법이 제한적이다.
다음 청원 내용에는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폐지다. 이 문제는 사실 정치권에서도 오랫동안 논의 돼 왔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정치인 본인들에게도 많이 적용되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각종 범죄나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이것을 법과 제도가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고 개인이 해결 할 수 없을 때 공론화 시킬 수 있는 방법 또한 제한적이다. 이 문제는 현재의 방식이 옳은 것인지 다시 진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표예림씨의 국민청원은 동의 5만 명을 넘겨 국회에서 논의 되게 된다. 학폭에 대해 어느 때보다 국민적 관심이 높은 지금 납득할 만한 국회의 역할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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