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배우 송지효가 드라마 "주몽"에 출연할 당시 신인으로서 연기력 혹평을 받으며 많이 힘들었다고 했다. 그때 무한도전 보면서 극복했다는 인터뷰를 했었다. 뿐만 아니라 오래 전 무한도전 방송에서 시청자들의 사연 중에 우울증으로 힘들어 하고 있는 본인, 사고 혹은 질병으로 병원에서 몇 년째 우울하게 보내고 있는 가족들이 무한도전을 보면서 우울증을 극복했다는 사연들이 있었다.
예능은 단순히 연예인들이 나와서 말장난하고 몸개그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누군가에게는 아주 절실한 웃음을 주고 있다. 여러 사정으로 요즘 시대에는 혼자 살거나 뜻하지 않은 불행으로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꼭 그렇지 않더라도 평소 웃을일이 많지 않은 현대 사회다. 그럴 때 어떤 사람들에게는 예능을 보면서 그나마 웃게되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나라는 2010년 부터 천안함, 세월호, 이태원 참사라는 큰 일을 겪고 있다. 전국민 트라우마라 할 수 있다. 그럴 때 마다 정부차원에서 애도기간을 정하고 웃는 방송은 최대한 절제해 왔다. 이번 이태원 참사에도 애도 기간이 정해졌고 방송은 최대한 웃음을 자제하고 있다. 참사를 자주 겪어서 일까? 이번에는 과연 국가가 국민에게 "애도"를 강제할 수 있는가 하는 고민을 하게 됐다.
배우 김기천씨의 소신 발언으로 "애도"에 대한 여러 사람들의 소신발언들이 나왔다. 지난 참사들은 모두 자연재해가 아니었다. 분명 미리 예방하거나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사고였다. 국가의 "애도" 강요는 국가의 책임을 국민에게 떠넘기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비통한 참사이고 많은 국민들이 트라우마를 겪고 있지만 정작 방송은 예능과 드라마를 결방하고 뉴스를 24시간 편성해 같은 화면을 반복적으로 내보내며 시간을 끌기 위해 여기저기서 패널을 앉혀 놓고 사담과 다를 바 없는 자극적인 이야기들을 쏟아내고 있다. 그것이 더 국민을 힘들게 한다. 우리 정서상 힘든 일에는 엄숙한 마음가짐을 중요하게 여기지만 이번 기회에 과연 애도는 무엇이며 정부와 방송이 국민들이 느끼고 있을 피로감과 우울감을 어떻게 치유할 수 있을 것인지 고민도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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